2008년 10월 7일 화요일

스카이 크롤러, スカイ クロラ, The Sky Crawlers (2008)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고, 죽어도 죽는 것이 아닌 영속적인 삶은 다른 유기체의 몸을 통해서 투영되고, 왜곡된다. 오시이 마모루가 그려내는 현실은 현실이 아니다. 마치 반복되는 꿈을 꾸는 듯이 몽롱한 상태의 연속, 헤어나오려 할수록 더 깊은 늪에 빠지는 것 같은 아련한 공기가 가득하다. 섬세하게 그려내는 몽환적인 분위기는 꽤 오랫동안 마음 속에 남는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가 좋다.

일본인들은 뼛속까지 가미가제에 대한 아련한 환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상하리 만치 선명하고 기계적인 표정도, 하늘을 날고 있을 동안 거칠게 몰아 쉬는 숨도, 마치 마지막 장면을 선명하게 뇌 표면에 각인시키는 잔인함도 그러하다. 승리를 얻지 못한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는 그들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듯한 강박증 같은 초조함,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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