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6일 일요일

구구는 고양이다, グーグーだって猫である (2008)


십년여를 함께 살았던 애완동물이 있었던 내겐 애완동물의 죽음 그리고 그 빈자리에 대한 감정은 꽤 깊게 전이되어 느껴졌다. 살짝 길게 늘어지는 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일상을 잡아내는 잔잔한 그 느낌이 꽤 좋았고, 우에노 주리의 상큼하고 털털한 연기와 맑은 표정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삶에 대한 다양한 표정을 갖은 코이즈미 쿄코 또한 정말 멋졌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했던 우리집 난이, 그리도 얼마전 다른 집으로 이사간 솜이. 너희들과 함께 했던 삶이 내겐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단다. 항상 고마워 그리고 영원히 기억할께-

 



2008년 10월 23일 목요일

2008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기억.

 

 

 

13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진행은 엉망이였다. 대학생 축제를 보고 온 느낌이랄까. 부산이 밀고 있는 여러가지 행사 중 하나이고, 영화제와 겹쳐서 곧 이어 이어지는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에 어지러울 정도다. 누구를 위한 영화제일까. 거품은 빼고, 담백함을 더 했으면 한다. 우리 모두에게 그럴만한 여유는 있는 것일까. 영화를 본다는 흥미로운 상상보다, 부산이라는 도시가 막연히 그리워지는 묘한 느낌. 10월이 되면 그렇게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하는 도시를 더 빛날 수 있게 해주길, 바래본다.

자유로운 세계, It's a Free World (2007)

 

무게의 중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모든 사람은 자유로운 세계를 원한다. 돈으로부터, 또는 억압받는 곳으로부터, 사소하게 시작한 자유는 남의 자유를 밟고 올라서야 누릴 수 있는 호사가 된다. 강자의 편도 약자의 편도 들어주지 않은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양자도 강자가 될 수 있다는 순간을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우리 모두가 때론 강자가, 때론 약자가 되는 현실과 너무 흡사하다.

 

 

 

 

 

 

 

2008년 10월 19일 일요일

비몽, 悲夢, Dream (2008)

 

 

오다기리 조가 나오지 않았다면, 보지 않았을 것이다. 보지 않았다면 이렇게 억울하지 않았을 수도. 한국적인 것을 투영하려는 굉장히 어색한 반복의 설정들, 꿈과 현실, 꿈과 운명을 엮으려고 하는 억지스런 설정, 모든 한국인이 일본어를 알아 듣는 비현실적인 우김 모두가 어색했다.

 

 

 

2008년 10월 7일 화요일

스카이 크롤러, スカイ クロラ, The Sky Crawlers (2008)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고, 죽어도 죽는 것이 아닌 영속적인 삶은 다른 유기체의 몸을 통해서 투영되고, 왜곡된다. 오시이 마모루가 그려내는 현실은 현실이 아니다. 마치 반복되는 꿈을 꾸는 듯이 몽롱한 상태의 연속, 헤어나오려 할수록 더 깊은 늪에 빠지는 것 같은 아련한 공기가 가득하다. 섬세하게 그려내는 몽환적인 분위기는 꽤 오랫동안 마음 속에 남는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가 좋다.

일본인들은 뼛속까지 가미가제에 대한 아련한 환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상하리 만치 선명하고 기계적인 표정도, 하늘을 날고 있을 동안 거칠게 몰아 쉬는 숨도, 마치 마지막 장면을 선명하게 뇌 표면에 각인시키는 잔인함도 그러하다. 승리를 얻지 못한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는 그들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듯한 강박증 같은 초조함, 그런 느낌이다.

 

 

 

 

 

 

2008년 10월 2일 목요일

에덴의 악마들, The Demons of Eden, Los Demonios del Eden (2007)


권력은 권력을 지배한다. 무섭게 몰아지는 모든 압박 속에서 그녀는 꿋꿋이 길을 잃지 않는다. 감성적인 황색 저널리즘을 박차고 일어나 행동하는 저널리즘을 보여준다. 우리도 한때 저런 우아한 저널리즘을 갖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젠 흔적조처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 부끄러운 현실.






2008년 10월 1일 수요일

헬보이2 : 골든 아미, Hellboy II: The Golden Army (2008)

 

생각보다 내용은 진지하다. 괴물이 나오는 영화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선과 악의 경계를 물어보거나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하는 순간에 보이던 헬보이의 흔들리던 눈빛이 잊혀지질 않는다. 인간을 위한 그들의 행동이 때론 나쁠 수 있는 우스꽝스러운 외모와 달리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일까. 정말 악의 중심은 인간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