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일 토요일

도쿄!, TOKYO! (2008)

 

도시의 매력은 여행객을 그곳의 주인이 되고싶어지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도쿄는 쓸쓸하지만, 살아보고 싶은 곳 중 하나. 무관심하지만, 그 안에서 무언가의 간섭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보이기도 했다. 영화 속 세명의 감독에게는 도쿄는 무척 답답하고, 무관심하고, 그래서 외로움에 진저리 치는 듯 하다. 옴니버스 영화로 구성된 영화는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우린 모두 친절을 위장하고 가식되는 얼굴로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이야기 하는 듯 했다. 세 개의 영화 중 좋은 순서를 골라보라면, 봉준호, 미셀공드리, 레오 까락스. 흔들리던 도쿄만큼 불안해보였던 것들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따뜻한 화면을 잡아준 봉준호, 공드리식 상상력을 이번에도 보여준 깜찍함, 난해한 이야기로 살짝 졸음을 몰고 왔던 레오 까락스의 진부함.

 

영화 속에서 도쿄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